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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공급 과잉 시대’ 업체별 희비 엇갈려
등록일 2012-07-02 글쓴이 admin 조회 1245

 철강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원료에서 쇳물을 뽑는 상공정 업체와 철강제품을 만드는 하공정 업체 간 수익성 격차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상공정 업체들의 지속적인 투자로 인해 철강제품의 공급이 확대된 것에 반해 세계경기 침체로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요회복 가능성도 낮아 공급초과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수익성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업체 간 희비도 갈리고 있다.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철강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그룹사들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자체 수요창출이 어려운 포스코·동국제강 등은 새로운 묘수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하공정 간 수급불균형 해소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올 1·4분기 대표적인 상공정 기업인 포스코와 하공정 업체들(냉연 3사:현대하이스코·유니온스틸·동부제철, 강관 2사:세아제강·휴스틸) 간 이자·감가상각·세금 공제 전 이익(EBITDA) 마진 격차가 3%포인트 밑으로 좁혀졌다.

양측의 EBITDA마진 격차가 한때 25%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2000년대 국내 강종별 수급구조의 특징은 상·하공정 간의 수급불균형으로 요약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중국 특수에 편승, 국내 철강업계는 투자기간이 짧고 투자금액이 적은 냉연판재 등 하공정에 집중했다.

그 결과 쇳물을 가공해 나온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누르고 늘여서 두께를 얇게 만든 열연강판은 심각한 공급부족에 시달렸고, 열연강판을 상온에서 재가공한 냉연강판은 공급이 넘쳤다. 냉연강판은 주로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에 쓰인다.

2006년부터 열연강판과 후판을 중심으로 대규모 상공정 투자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사업은 2010년 1월과 11월 1, 3고로를 성공적으로 가동시켰다. 동부제철은 연산 300만t 생산능력의 미니밀(열연강판 생산용 전기로) 투자에 나섰다. 포스코도 3조5000억원을 들여 광양제철소를 증설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성공적으로 일단락됨으로써 2011년을 기점으로 대표적 공급부족 강종이었던 열연강판과 후판의 공급량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열연강판 수급구조는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후판도 순수입 의존도가 14%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수입물량이 줄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일부 고급강재의 기술개발 부족에 따른 일본산 고급강재의 수입대체효과 미비와 중국산 강재의 저가공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 김병균 수석연구원은 "2010년 이후 진행된 상·하공정 간 수익성 격차의 축소는 하공정 업체의 수익성 개선보다는 상공정사의 수익성 저하가 주요 원인"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내 철강업계 전반의 산업 마진이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하이스코 수직계열화

문제는 공급초과 현상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내 업체들의 상공정 투자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 완화 가능성도 낮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글로벌 수요의 조기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부환경이 급변하면서 철강사 수익성의 절대 기준이 특정 공급부족 제품의 생산 여부가 아니라, 안정적 수요처의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주목받고 있다. 열연강판 생산(현대제철)-자동차강판 공급(현대하이스코)-완성차 생산(현대·기아차)으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수직계열화로 양사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다.

실제 현대제철의 주요 매출처는 현대하이스코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8.12%에서 2011년 19.5%로 급증했다. 현대하이스코도 냉연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이 현대·기아차로 납품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인 620만대를 기준으로 현대·기아차가 필요로 하는 자동차강판 연간 수요는 465만t이다. 이 중 계열 내 충족가능비율은 69%에 불과하다.

2013년 완공되는 현대하이스코 당진 냉연2공장이 정상 가동될 경우 그룹 계열 철강사들은 더욱 안정적인 전속시장(Captive market)을 확보할 전망이다.

■커져가는 포스코의 고민

철강산업은 자체 수요창출이 힘들고, 수급 변화에 따른 업황등락이 잦은 시황산업이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특히 후공정 제품에 대한 안정적 수요처 확보가 생존의 관건이다.

포스코가 삼성그룹과 지분 맞교환 방식의 빅딜을 검토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비록 양측은 공식 부인했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포스코가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이라는 든든한 후판공급처를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당시 삼성중공업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구매담당 부사장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다. 후판 공급처로는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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